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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체온계 1대로 1100명을 어떻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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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손경희 작성일09-09-03 00:00 조회5,157회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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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내 학교 "체온계 1대로 1100명을 어떻게…"

2009년 09월 01일 (화) 경남도민일보 시민사회부 종합 kim@idomin.com


말 그대로 신종플루 포비아(공포증, phobia)다.

신종플루에 감염된 학생과 교직원의 수가 줄어들기는커녕 날이 갈수록 그 기세가 커지고만 있다.

지난 7월 9일 창원의 한 초등학생이 신종플루 확진환자로 판명된 이후 8월 30일 현재 도내 신종플루 확진환자 학생(유치원생 포함)과 교직원는 수 71명.

채 두 달도 되기 전에 급격하게 늘어난 신종플루 확진환자들은 조만간 100명에 육박할 것이라는 예상이다.

민관을 떠나 행정당국과 교육당국의 총력대응이 절실한 때다. 아이들의 건강이 걸린 문제다.


마산의 ㄹ중학교는 전교생을 대상으로 고막 체온계를 이용해 체온을 재고는 있지만 각 학급 반장이 반 친구를 대상으로 체크하는 수준에 머무르고 있다.

32개교 71명 발병…개학연기·휴교·등교중지 5개교

◇두 달 만에 100명 넘길 듯
= 경남도교육청에 따르면 지난달 30일 하루에만 모두 18명의 학생이 신종플루 확진환자로 판명됐다.

이로써 지금까지 신종플루 확진 판정을 받은 학생과 교직원은 모두 32개교 71명.

이 중 35명이 완치됐고, 나머지 36명이 치료를 받고 있다.

아울러 신종플루 탓에 개학이 연기된 학교는 1일 현재 함안 유목초등학교와 거제 옥포중학교 두 곳이다.

또한 진주의 대아고등학교와 남해정보산업고등학교 두 곳이 휴교조치했고, 양산 웅상고등학교는 1·2학년에 한해 등교중지 조치했다.

이밖에 김해의 ㄱ유치원이 현재 휴원 상태다.


/김구연 기자

◇시늉뿐인 등굣길 체온 측정
= 교육과학기술부와 경남도교육청이 신종플루 확산 방지를 위해 체온계나 소독제 구입비 등 긴급예산을 편성하는 등 대책마련에 나서고 있다.

하지만 일선 학교 현장에서는 교육당국의 대책이 겉돌고 있는 모습이다.

31일 오전 7시 마산 ㄱ여자고등학교 정문.

`매일 아침 전교생을 대상으로 체온을 측정해 발열 이상자는 즉시 보건소에 신고, 등교중지시켜 격리치료를 받게 하겠다`는 도교육청의 대응방침과는 달리 체온검사는 전혀 이뤄지지 않고 있었다.

이 여고에 다니는 2학년 학생은 "따로 등굣길에 체온검사를 한 적은 없었다. 다만, 열이 나는 사람만 보건실에 가서 체온검사를 받는다"고 했다.

이 학교 보건교사는 "등굣길에 아이들이 물밀듯이 들어오는데, 솔직히 감당이 안 된다"면서 "고막 체온계가 1대뿐이었는데, 며칠 전 4대를 추가로 구입했다. 그런데 다시 도에서 예산을 지원한다고 해서 8대를 다시 주문해 놓았다"고 밝혔다.

인근 ㄴ여고도 사정은 마찬가지.

0교시 시작 전에 담임교사와 보건교사가 의심학생을 검사하는 게 전부다.

이 학교 교감은 "고막 체온계가 1대뿐이었는데, 최근 도교육청에서 고막 체온계를 구입하라는 공문이 와서 11대를 신청했다"면서 "효율성을 따져야 할지, 원칙을 따라야 할지 헷갈린다. 아무튼, 2주 뒤 체온계가 도착하면 등굣길 검사를 시도는 해보려고 한다. 하지만, 전교생이 1100명이 넘는다. 잘 될 것 같지는 않다"고 어려움을 토로했다.

장비·인력부족에 `등굣길 체온 측정` 엄두도 못내

ㄷ고등학교도 등굣길 체온검사를 하지 않고 있었다.

다만, 이 학교 보건교사는 "이마에 레이저를 쏘면 1초 안에 결과를 알 수 있는 `레이저 체온계` 3대를 도교육청 예산으로 신청해 놓았다"면서 "현재 가지고 있는 1대를 포함해 4대 정도면 교문에서 등굣길 체온검사가 가능할 것 같아서 조만간 검사를 시행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다른 학교들 역시 등굣길 체온 측정은 그냥 `시늉`에 불과했다.

마산의 ㄹ중학교는 전교생을 대상으로 고막 체온계를 이용해 체온을 재고는 있지만 각 학급 반장이 반 친구를 대상으로 체크하는 수준에 머무르고 있었다. 특히 체온을 재는 반장들은 기본적인 마스크나 장갑조차 착용하지 않고 있었다.

ㅁ고등학교는 학생 1000명에 고막 체온계는 고작 1대뿐이었다. 등굣길 체온 측정은 엄두도 못내고 있는 상황이어서 이상을 느낀 학생만 보건실을 찾도록 하고 있다.

학교 관계자는 "매일 30~50명의 학생이 보건실에 와서 발열 체크하고 있다"며 "교육청 예산이 지원되면 고막 체온계를 더 구입할 것"이라고 말했다.

ㅂ고등학교 역시 이날 등교 때 체온측정은 없었다. 고막 체온계도 구비하지 못하고 있었던 이 학교는 지난주 부랴부랴 2대를 구입했다. 더 많은 체온계를 구입하려 했지만 체온계가 품귀현상을 보여 더 이상은 구입할 수 없었다고.

학교 체육부장은 "등굣길에 일일이 발열 체크를 다 할 수가 없다. 몸에 열이 있다고 생각하는 학생이 교무실에 와서 체크를 한다"며 "보건실이 따로 있지만, 수업과 업무를 하려면 대부분 교무실에 있어서 보건실에 있을 수 없다. 교무실에서 쉬는 시간에 잠깐 짬을 내서 학생이 오면 발열 측정을 한다"고 말했다.

31일 개학한 마산의 ㅅ초등학교도 고막 체온계는 달랑 1대뿐이었다. 당연히 등굣길 발열체크는 엄두도 못내는 상황이다.

이 학교 교장은 "발열 체크기가 없어서 등굣길 발열 체크는 못한다. 담임 교사가 학급별로 발열 증상을 확인할 계획"이라며 "학급별로 손 세정제를 두고 있고, 개학 전 학교 방역을 다 해 둔 상태"라고 말했다.

해당 보건교사는 전 학급 교탁에 방학 전 구입해 놓은 손 소독제를 두고 학생을 지도할 것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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