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경위생 시설관리 업무를 둘러싼 전남지역 보건교사와 일반직 공무원간 갈등이 2년 만에 다시 재현될 조짐이다.

전남교육청이 보건교사의 행정 업무 경감을 골자로 한 직무 개정안을 전국시·도교육감협의회에 제출하려다 철회한 것을 두고<광주일보 2020년 6월 11일자 7면> 교육청이 일반직 노조와 전교조 양측으로부터 비난을 사고 있는 가운데, 이번에는 보건교사들이 일부 행정업무를 거부하기로 했다.

24일 전남도교육청에 따르면 전남지역 보건교사 모임인 전남보건교사회는 도 교육청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법적근거도 없이 관행적으로 보건교사들에게 떠맡겨지고 있는 물탱크, 정수기, 공기청정기 관리 업무 등 시설관리 업무와 차량 2부제 등의 행정업무를 오는 29일부터 거부한다”고 밝혔다.

또 “학교보건법 시행령이 개정될 때까지 환경위생에 관한 직무에 대한 실효성 없는 논의 참가를 잠정 보류한다”며 “도교육청은 보건교사들이 학생 건강관리와 보건교육에 집중할 수 있도록 교육여건을 마련하고 조직개편을 추진하겠다던 교육감 공약을 이행하라”고 요구했다.

이어 “초중등교육법에는 교사의 직무를 ‘학생을 교육하는 것’으로 명시하고 있다”면서 “그럼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교사들은 수많은 행정업무에 노출돼 이로 인한 학교 내 갈등이 학교 교육력 상승과 교육과정 운영에 걸림돌이 되고 있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도 교육청은 단체교섭의 합의정신을 존중하는 차원에서라도 학교보건법 시행령 개정 건의안을 시도교육감협의회 안건으로 제출하라”며 “이 과정에서 증폭된 교육주체 간 갈등 조정에 책임있는 자세로 적극 나서라”고 촉구했다.

한편 이번 사안은 관련법 시행령 개정안 추진으로 촉발된 것으로, 도 교육청은 지난 11일 전국 시도교육감협의회를 앞두고 실무협의회 안건으로 ‘보건교사 직무 관련 학교보건법 시행령 개정 건의’ 안건을 제출했다가 일반직 노조가 강력히 항의하자, 이를 서둘러 철회하면서 확산했다.

/김대성 기자 bigkim@kwangju.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