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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합시론> 학교에서만큼은 아이들을 지킬 수 있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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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김금희 작성일10-06-10 12:50 조회4,427회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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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합시론> 학교에서만큼은 아이들을 지킬 수 있어야
(서울=연합뉴스) 서울 영등포구의 한 초등학교에서 여덞 살 여자 아이가 납치돼 성폭행당하는 끔찍한 일이 또다시 벌어졌다. 지난해 등굣길에 여덞 살 여자 어린이를 성폭행해 영구 장애를 일으킨 `조두순 사건'과 열세살짜리 여중생을 납치해 성폭행한 뒤 살해·유기한 `김길태 사건'의 아픈 기억이 채 가시기도 전에 비슷한 사건이 발생한 것이다. 무엇보다 가장 안전해야 할 학교에서 그것도 벌건 대낮에 납치가 자행됐다는 사실이 충격을 더한다. 도대체 학교에서만큼은 우리 아이들을 지킬 수 있어야 하지 않나하는 뒤늦은 자성이 이 나라 어른들을 한없이 부끄럽게 하고 있다.

  
이번 사건은 지난 3월 아동성범죄 처벌 강화법안들이 국회에서 줄줄이 통과됐음에도 불구하고 재발한 것이어서 문제의 심각성을 더하고 있다. 전 국민의 공분을 불러일으킨 조두순 사건 후 정부와 정치권은 뒤늦게 대책마련에 나서 전자발찌 부착기간과 대상을 확대하고, 아동 성범죄자에 대해 공소시효를 폐지하며 유기징역의 상한을 최대 50년으로 연장하는 등 처벌을 강화했다. 하지만 이번 사건으로 사후약방문식의 그러한 조치만으로는 근원적 해결이 어렵다는 사실을 다시 확인했다. 특히 이번 사건을 일으킨 김모씨는 20여년 전 강간죄로 실형을 선고받은 전력이 있는 것으로 경찰 조사 결과 드러나면서 특단의 대책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당국은 성범죄자를 사회에서 영구 격리하거나 교도소 안에서 성범죄자의 재범을 막기위한 교육을 강화하는 등 보다 강도높은 조치를 시급히 마련해야 한다는 지적에 귀를 기울여야 할 것이다.

  
학교와 주변에 대한 안전조치도 우선적으로 강화해야 한다. 경찰 등의 통계에 따르면 지난 해 12세이하 1천17명, 13-15세 1천447명의 어린이가 성폭행을 당했다고 한다. 무엇보다 걱정스러운 것은 아동 대상 성범죄는 시간과 장소를 가리지 않고 발생한다는 사실이다. 성폭력 상담·예방 관련 단체 등에 따르면 피해자와 가해자 집외에도 어린이집, 유치원, 통학버스, 학교내, 놀이터 등 어린이들에게 가장 안전해야 할 공간마저 성범죄자의 범행 장소가 되고 있다. 2008년 조두순 사건은 등교 시간인 아침에 발생했고 이번엔 오전 10시 학교안에서 일어났다. 특히 이번 사건은 매달 한차례 시행하는 재량휴업일에 경비원이 없는 상황에서 발생했다. 학교가 지난 2001년부터 담을 허무는 등 외부에 안전장치없이 개방된 점도 한 원인이란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늘 그렇듯이 교육당국도 뒤늦게 후속 대책 마련에 나섰다. 우선 이번 사건이 재량휴업일에 경비원이 부재한 상황에서 발생한 점을 감안해 재량휴업일을 포함한 휴일에도 교내 '배움터 지킴이'를 전면 배치하기로 했다. 또 저소득층 밀집지역 학교에는 재량휴업일을 재검토하도록 할 방침이다. 맞벌이 부모 가정의 자녀들이 재량휴업일에 방치되는 경우를 감안한 조치다. 학교가 지역사회 기관과 협약을 맺어 재량휴업일에 학생들을 해당 기관에 직접 인계하도록 하는 방안도 마련 중이라고 한다. 비록 늦었지만 당국은 적어도 학교 안에서는 아이들이 마음껏 공부하고 뛰놀 수 있도록 학교 안전망 강화대책에 최선을 다해야 할 것이다.

  
<저작권자(c)연합뉴스. 무단전재-재배포금지.>             2010/06/10 11:42 송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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