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도자료
보도자료

안전불감증은 유전병인가 ?

페이지 정보

작성자 사무국장 작성일06-07-21 00:00 조회3,172회 댓글0건

본문

내생각은…] 안전불감증은 유전병인가 ? [중앙일보]


올해 초 한 일간지에 `21세기 사상의 도전:재앙담론이 뜨고 있다`라는 신년특집이 실렸다. "재앙담론이 사회의 주된 화두가 되겠구나"라는 기대감이 들었다. 최근 몇 년간 지구 온난화로 인한 풍수해, 지진, 쓰나미 등의 자연재해와 폭력, 테러, 국가 분쟁 등 각종 인위적인 재난이 지구촌을 공포로 몰아넣었으니 재앙담론이 뜰 수밖에 없었을 것이다. 독일 사회학자 소프스키는 "안전은 인간의 사고와 행동을 인도하는 핵심원리이며 사회적 삶의 원리다. 안전을 위해선 어느 정도의 자유 파괴도 감수해야 한다"고 주장하며, 안전을 금세기 최고의 가치로 자리 매김했다.

그러나 우리 사회는 아직 이런 시대사조에 못 미치고 있다. 생활 안전부터 테러, 풍수해 방재(防災) 등 국가적 문제까지 안전을 확보하려는 노력이 아직 충분치 않다. 매년 자연재해나 안전관리 미비로 각종 사고가 발생할 때마다 "예고된 인재(人災)였다"라는 말만 되풀이한다. 지구촌의 이상기후 때문에 우리는 다시 풍수해를 겪고 있다. "미래에 안전한 국가로 살아남기 위해서는 방재에 과감히 투자해야 한다"는 한 국내 학자의 주장에 새삼 공감이 가는 요즈음이다.

안전이 위협받으면 삶의 질과 생존 자체가 위태로워질 수 있다. 안전 문제는 결코 시행착오를 통해 교훈을 얻으려 해서는 안 된다. 이젠 삶의 장면마다 섣부른 성과보다 안전을 먼저 생각하는 풍토를 만들어 가야 한다. 범국민적인 교육을 통해 안전에 대한 민감성을 높여야 한다. 어릴 적부터 안전의식을 심어주어야 안전의 중요성을 아는 시민으로 성장하고 이것이 안전사회를 만드는 지름길이다.

그러나 성장 주도의 사회 분위기에 묻혀 안전교육을 제대로 받지 못한 아버지 세대가 자녀들에게 제대로 안전교육을 시키기는 어렵다. 우리 사회에 만연한 안전불감증을 일종의 세대 간 유전병으로 규정하고 싶다.

이젠 국가.사회가 안전불감증의 세대 간 유전을 끊을 수 있는 치유책을 내놓아야 한다. 안전사회, 안전국가를 구현할 수 있도록 안전의 모든 꼭지를 아우르는 종합적이고 체계적인 교육을 보급하는 것이 해법의 하나가 될 것이다. 이런 차원에서 산.학.관 협동으로 거국적인 `안전교육센터`를 설치하자고 제안하고 싶다. 환경, 바이러스와 세균, 폭력.테러, 각종 사고 등 모든 유형의 생존 위협으로부터 안전을 확보하는 노력을 안전교육센터에 집결시키자. `자유보다 안전이 최고의 가치가 되는 것`, 이것이 오늘날의 글로벌 스탠더드임을 잊지 말자.

조갑출 적십자간호대 교수

댓글목록

등록된 댓글이 없습니다.